글로벌 도약을 꿈꾸는 수많은 디자이너가 자신만의 스토리와 독창성을 전하고자 모이는 곳. 신진 브랜드 및 젊은 디자이너들의 화려함과 정교함을 엿볼 수 있는 글로벌 패션 이벤트인 2024 F/W 밴쿠버 패션위크(이하 2024 VFW)가 지난 4월 23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됐다.
이번 2024 VFW는 캐나다를 비롯해 다양한 국가의 뛰어난 재능과 실력을 겸비한 디자이너들과 브랜드가 참여해 눈을 뗄 수 없는 무대를 꾸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2024 VFW에서 주목할 만한 런웨이를 소개한다.
Maison Oddity 패션을 통해 자기 자신을 과감하게 표현하고, 우아한 몸의 곡선을 포용함으로써 여성의 몸을 기념하는 데 중점을 둔 한국 브랜드 Maison Oddity(메종 오디티). 이번 ‘Blossom of Emotions’ 컬렉션은 어두운 감정에서 탈피하려는 과거와 그 감정을 극복해낸 현재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았다. 과거에 느꼈던 부정적 감정을 어둑한 컬러와 무겁고 단단한 소재로 표현하고, 서서히 밝아지는 컬러와 가벼운 소재로 현재의 감정을 담아내 컬러와 소재로서 시간의 흐름을 엿보게 한다.
Jean De La Croix Jean De La Croix(장 드 라 크루아)는 ‘Art of Living’이라는 주제로 삶과 예술의 상호 연결성을 탐구했다. 지속 가능성을 강조하며, 윤리적 생산 방식을 거쳐 친환경 소재로 제작한 것이 특징. 기하학적 디테일과 클래식한 실루엣 그리고 다채로운 컬러 팔레트를 활용해 예술적 표현과 일상적 착용성을 완벽하게 조화해냈다. 일상 속 예술성을 갈망하는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쇼.
Pipiro-hiro Pipiro-hiro(피피로-히로)는 하라주쿠와 시부야 문화를 기반으로 한 일본 도쿄 브랜드다. 어린 시절 모두가 열망했던 다양한 모습의 마법 소녀 스타일을 중심으로 컬렉션을 전개해 런웨이를 보고 있으면 마치 또 다른 세계로 빠져드는 듯한 환상을 심어준다. 특히 핑크를 시그너처 컬러로 마법 소녀에 걸맞은 유니크한 가발, 눈이 그려진 다소 코믹한 캐릭터 안경과 함께 아이코닉한 의상을 매치해 재미는 물론 패션에 대한 독특한 관점을 선사했다.
HYZUNZO HA HYZUNZO HA(현조 하)의 데뷔 컬렉션인 ‘Blood Sunset’은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새빨간 피를 보았을 때 느끼는 강렬함을 전달하고자 과감한 컬러와 절제된 세련미를 강조했다. 추상적 소재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이너는 원단과 실루엣에 초점을 맞춰 컷아웃, 비대칭 등의 디테일 및 패턴이 돋보이는 독특하면서도 클래식한 분위기의 룩을 선보였다. 특히 디자이너의 핸드 드로잉으로 탄생한 프린트 원단이 눈길을 끄는 포인트였다.
MACU MACU MACU MACU(마쿠 마쿠)가 푸른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Nature Pop’ 컬렉션은 아름다운 자연 경치에 대한 찬가다. 주름을 잡고 장식 바느질을 더해 무늬를 표현하는 스모킹 기법을 적용해 자연의 흐름과 모양을 적절하게 표현했으며, 그린·핑크·옐로·블루 등 생동감 넘치는 컬러를 통해 자연의 활력을 전한다. 섬세하고 정교한 디테일의 드레스부터 화려한 헤드피스, 플라워를 연상시키는 이어링과 네크리스 등 풍성하게 구성된 룩이 기억 속에 묻어두었던 어느 낭만적 순간을 떠올리게 만든다.
ALLELES 주로 의료 분야에 초점을 맞춰온 ALLELES(알레리즈). 이번 런웨이에서는 보철 커버도 패션을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임을 알리기 위해 의류, 액세서리와 같은 다양한 제품으로 확장해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정확한 측정을 통해 개인에 맞는 의류와 액세서리를 만들어 맞춤 제작과 개인화를 강조함으로써 개개인의 고유한 개성에 공감한다.
Lisa Grodek 자유로운 예술의 도시 베를린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Delicate Mesh’ 컬렉션은 여성이 지닌 우아함의 정수를 담아냈다. 베를린의 아름다운 자연에서 볼 수 있는 색감을 기반으로 아침 안개를 연상시키는 은은한 색조와 밤의 화려함을 담고자 했다. 이를 위해 필레 크로셰 기술을 접목하여 옷의 높은 완성도는 물론 견고함을 갖춘 것이 이 컬렉션의 강력한 힘이다.
SOLIT! 도쿄의 다양한 일상생활을 모티프로 클래식한 디자인 요소와 궁극적 메시지를 조화롭게 풀어낸 SOLIT!(솔리트)의 컬렉션. 디자이너는 ‘포용’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대변하면서 누구나 스스로를 가치 있는 존재로 인식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아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부터 패치를 활용한 위트 있는 의상으로 구성해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했다.